국시가 끝났다

내가 살면서 이렇게 피말리게 살아본 적이 있을까

아침 8시에 도서관을 가게 만든 기적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부 기간은 대충 2개월정도.. 평소 성적도 안좋았으니 그냥 일찍 시작할걸 후회하며 달렸던 3주ㅋㅋㅋㅋㅋ

떨어지면 떨어진다하는데 그 뒤가 너무 걱정됐다. 수능은 못봐도 갈 곳은 있다. 근데 얘는 떨어지면 그냥 끝이다. 내가 여태 지원하고 붙었던 병원들과도 안녕이고 자소서를 쓰고 광대와 입이 찢어져라 웃으며 공격을 받아내던 면접들과도 영영 이별이다. 그냥 일년을 암것도 안하고 살면서 다시 자소서쓰고 병원에 지원하고 블라인드면 블라인드 준비도 해야한다. 면접 때 빈 1년동안 뭐했냐고 물어보면 그 것에 대한 대답도 해야한다...ㅜ 다신 경험하고싶지않아

암튼 이생각하면서 공부했는데 마지막 5일정도는 너무 기운빠져서 하기 싫어졌다. 기출을 세네번 풀어서 답을 외운것도 있긴하지만 대충 합격점수도 넘어가니까 더더욱 하기싫어졌다..그대로 세븐 풀으면 좆창난 점수라 더 기분빠진 것도 있었지만..ㅎ 사람들 이야기 들어보면 국시가 여태 푼 문제중에 가장 쉬웠고 모의고사보다 20개는 더 잘나온다고 하는 그런 예기듣고 더 하기 실어진 것두 있당...

근데 떨어지면 엄마랑 아빠한테 너무 미안할 것 같았다. 둘 다 너무 기대를 하고있고 사람들한테 자랑도 너무 해서(그렇게 말하지말라고 했건만ㅠ) 떨어지면 너무 망신이였고 엄마랑 아빠가 맨날 도서관 데려다주고 데리러 오고 그랬기때문에ㅠ떨어지면 진짜 불효중에 불효인거그ㅠㅠ

우리 때부터 국시 시험지를 주고 답이 공개가 됐는데 이래서 더욱 집에 못가겠길래 친구붙잡고 채점 같이 주고 가자고헸다ㅠㅠ진짜 사람들이 왜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지 알 것같고 소중한 물건들 사람들한테 나눠주고싶고ㅠㅠ짜증도 나고 예민하고 우울하고ㅠㅠ수능때도 안이랬는데 미쳐버리겠고ㅜ나는 오래 공부하는거 안맞으니까 길게 공부해한다는 것을 그제야 깨닫고ㅠㅠㅠㅠㅠ

암튼 시험 당일날 아빠가 데려다줘서 시험장 도착하고 책보는데 도저히 눈에 안들어오고 뭘 봐야할지 모르겠는거ㅋㅋㅋㅋㅋ멘붕상태ㅋㅋㅋㅋ결국 1교시 시작해서 보는데 진짜정말정말 어려웠다. 전혀 접해보지 못한 문제들 투성이였고 문제를 읽으면 아 이건 무슨 병이야 하는데 그 병을 앎과 동시에 다른걸 물어본다 ㅋㅋㅋㅋㅋㅋㅋ노답 ㅋㅋ그렇게 약물 나오지말라고 빌었건만 약물만 겁나 나오고 진쩌 너무 멘붕이였다. 이거 풀려면 1학년으로 돌아가서 해부학 생리학부터 배워야 할 수준이고 에효 암튼..2교시 전에 학교에서 준 핫팩 흔드는데 흔들자마자 터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씌앙

2교시도 증말 어려웠구요...점심시간도 죽 먹긴하는데 좀 덜먹을걸 3교시때 배아파 죽는줄..3교시는 비교적 쉬워서 두번 풀면서 몇개 틀리면 합격인지 세보는데 진짜 희망도 안보이는거다ㅠㅠ그냥 화나고 허탈하고 이렇게 일년 쉴거면 재수를 해서 다른 학교 다른과를 갔지 생각들고..시험 끝나갈때쯤 머리 부여잡고 별의별 생각을 다했다ㅠㅠ

시험 끝나고 애들이랑 룸카페가서 티비보면서 답 기다리는데 그렇게 끔찍한 3시간은 다시 경험하기 싫어요ㅠㅠ중간에 법규 답 떠서 채점하는데 좆망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6개틀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하하하하하

모든 힘과 의욕이 빠지고 살기싫어지고ㅎ,ㅎㅎㅎ팬미팅 왜갔지+스카이캐슬 왜봤지 후회하는 시간을 거쳐 접속도 안되는 국시원 사이트를 뚫고 채점을 줬는데 성인ㅋㅋㅋㅋㅋㅋㅋㅋ한페이지에서 하나맞고 2교시 3교시 채점주는데 결국 합격점수 나와서 다행히 통과했다. 안믿겨져서 두번씩 채점주고...관리랑 2교시에서 선빵했다ㅠㅠㅠ다행히ㅠㅠㅠ신나서 밥도 사고ㅠㅠㅠㅠ애들 중에 한명이라도 불합격 나오는데 그게 나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다행히 다 통과함ㅠㅠㅠㅠㅠ 다들 수고했다 정말ㅠㅠㅠㅠㅠㅠ누가 국시 개나소나 붙는대ㅠㅠㅠㅠ다들 이렇게 하니까 붙는거다ㅠㅠㅠㅠㅠㅠㅠㅠ다신 겪고싶지않아ㅠㅠㅠ가장 힘들게 살았던 것 같다...

이제 스물네살...휴ㅜㅜㅜ열심히 살아야지ㅠㅠㅠ근데 놀거야ㅠㅠㅠㅠ존나 누워서 아이스크림 퍼먹으며 폰하는데 진짜 세상행복